이탈리아인들의 인종차별인지 싸가지가 없는 것인지, 자격지심인 것인지
매너없는 행동 (거짓말)에 대해서는 한 번 포스트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에 와서 겪은 세 가지의 사례를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나만 느낀 것이 아니라 곁에서 보고 있던 집사람도 참 이상하다고 느낀 사례만 말하고자 한다.
1. 역에서 안내조차 하지 않으려면 그들은 왜 거기 있는가?
첫 날 아침 우리의 목적지는 바티칸박물관이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매트로 A선 Vittorio Emanuele역에서
Octaviano(바티칸)까지는 환승없이 7정거장만 가면 된다.
일반적으로 교통권은 지하철역 부근에 있는 매점(신문, 기념품, 물 등을 파는 곳)에서
살 수 있는데 첫 날은 종일권을 사기로 마음먹고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아직 매점은 문을 열지 않은 것 같아서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개찰구에도
표를 살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하여간 일이 안 풀리려면 계속 꼬이는데 먼저 로마지하철 자판기는 카드가 안 된다.
대부분 유럽에서 아맥스카드는 안 되지만 비자나 마스터카드로는
교통권 발급이 가능한데 로마에서는 아예 자판기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안 된다.
그래서 현금으로 구매하려고 했는데 이게 50유로짜리는 안 된다.
동전이나 10유로, 20유로 지폐만 사용할 수 있다.
마침 개찰구 앞에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 있었고 그 안에는 세 명의 직원이 있었다.
먼저 신용카드가 사용 안 되는지 물어보니 앞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시큼털털한 표정으로 신용카드는 안 된다고 한다.
두 번째로 50유로짜리도 안 되냐고 물어보니 안 된다고만 한다.
분명 우리 나라 같으면 어디로 가면 표를 살 수 있는지 알려주었을텐데
주어진 질문에만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지들끼리 놀고 있다.
확~~기분이 상했지만 말도 잘 안 통하는 멀리 타향에서 어쩌랴.
그냥 버스 타자고 지하철역을 나왔는데 바로 입구에 매점이 열었다.
매점에서 일일권을 사고나니 더 괘씸하다.
지들 눈에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였을 것이고 표를 사려고 하는 것을 알텐데
판매는 안해도 적어도 위로 올라가면 매점이 있다는 것만 알려줘도 좋을텐데
완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2. 젤라또 매장 직원의 보이지 않는 무시
두번째는 숙소 앞 젤라또 매장에서 겪은 경험이다.
젤라또 매장에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보니 우리 나라의 휴게소처럼 주문을
받는 곳과 실제 젤라또를 담아주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먹고자 하는 형태와 크기를 결정하고 가격을 지불하면 영수증을 준다.
이 영수증을 젤라또를 담아주는 직원에게 내밀면 3~4가지의 젤라또 종류를
물어보고 말해준대로 담아주게 된다. 그런데 대충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오고 누가 늦게 오는지 알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이
나보다 늦게 온 사람에게만 영수증을 받아서 퍼주는거다.
처음에는 모자쓰고 턱수염을 기른 한 녀석만 그런가 했는데 여직원도 그렇고
다른 직원도 그런 행동을 보인다. 노란 머리 손님의 숫자가 조금 줄어드니까
그제서야 나를 본 듯 영수증을 받아 젤라또를 준다.
그냥 사람들이 많다보니 누가 먼저오고 늦게 왔는지 헤깔려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집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저 사람들이 왜 자꾸 우리는 못 본척하고 뒷사람부터 주는지 모르겠다고...
이런 비열한 행동이 인종차별일까? 아니면 내 착각이었을까?
3. 심지어 면세점 여직원도 동양인은 무시?
유럽인들 별로 친절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
우리나라 매장의 직원들처럼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고 친절하게 응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유럽 여행에서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번 이탈리아에서는 남과 다른 차별이 참 많이 보였다.
날 보고 웃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동양인들이 계산할 때는 딱딱한 표정으로
동전을 책상 위에 던지듯 놓으면서 다른 서양인들에게는 미소를 짓는 경우를
보면서 동양의 힘이 더 커지고 유럽의 경제가 나빠지면서 오히려 인종차별은
더 심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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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럽국가보다 인종차별적인 행동이 유독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원인이 있다.
최근 이탈리아는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올 해 2012년에도 매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으며, GDP의 120%에
달하는 공공부채는 원화로 환산시 3,000조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6%에 달하는 높은 금리로 GDP의 7%정도는 다시 이자 비용으로 나가고 있다고 하니
당연히 재정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90년대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2000년 이후로는 GDP성장률이 0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이탈리아인들의 머리속에는 세금부담, 재정위기,
해고위험, 월급동결,물가, 연금수령지연 등 경제적 어려움이 가득 차 있고
이런 상황에서 한국,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과 세계적 위상 확대가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보일 것 같다.
그렇다고 이탈리아가 이 위기를 쉽게 극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이탈리아 기업들은 대부분 가족 중심의 소규모 기업으로 품질이 높고 뛰어난 명품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갖기 어려운 것 같다.
또 이번에 가보니 14년전에 갔을 때와 거의 같은 공공인프라 시설을 보니
그동안 투자가 별로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러한 인프라 기반의 노후화도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인건비는 비싸고 복잡하고 느린 이탈리아의 문화도 큰 걸림돌 중의 하나이다.
물론 탈세와 부패까지도 이탈리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