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기차 좌석의 예약에 대해서 글을 쓰고자 한다.  

 

 

유레일패스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유효한 범위 내에서(국가, 날짜 등의 기준이 패스별로

다 다르니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 좌석 예약이 별도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유효한 유레일패스가 있더라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속열차 (TGV,EC 등)와 국가간 이동이 있는 경우와 이탈리아 기차가

예약이 필요한 경우다.

 

신혼여행을 갔던 11월은 비수기라서 언제라도 역에서 바로 좌석을 예매해서

기차를 탈 수 있었는데 성수기의 끝자락인 9월말은 조금 애매하다.

뭐 혼자라면 서서 가든 누워 가든 어떤 방법이라도 가면 되겠지만 가족이 함께 가는

여행이다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사안들은 미리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프랑스 파리에서 스위스 바젤 구간, 스위스 브리그에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구간,

베네치아에서 로마 구간은 모두 좌석 예약을 해두기로 했다.

이 노선 외 기차는 주로 스위스 내에서 이용하게 되는데 스위스 내의 기차는 예약없이도

충분한 야유 좌석이 있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예약할 경우, 좌석 예약비와 예 약대행수수료, 우편발송비용까지 부가되어

현지에서 예약하는 것보다 (현지에서는 좌석 예약비만 내면 된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이 예약비는 유레일패스 비용과는 별개이며,
유레일패스가 있더라도 좌석 예약비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처음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것저것 고민해봤는데

결국 그게 그거다. 현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약대행수수료와 우편비용을 절약할

방법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국내 예약사이트와 해외 예약사이트의 대행수수료가

달라서 이용해봤는데 역에 전용발권기기 있는 프랑스는 비용 절감이 되지만,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미리 좌석표를 받기위해서는 따로 DHL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이 비용까지 감안하면 국내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무슨 말인고 하니 레일유럽의 국내 이용 주소인 http://www.raileurope.co.kr을 이용하면

한글서비스가 되지만 예약대행수수료가 비싸다.
반면 해외 주소인 http://www.raileurope-world.com으로 접속해서 (또는 http://www.raileurope.co.kr에서

우측 상단의 태극기를 눌러 other country를 선택해도 된다.) 예약을 하게 되면

모든 절차는 똑같은데 예약 대행 수수료가 저렴하다.

그러나, 해외사이트에서 예약하면 우편발송비가 비싸고 국내사이트에서 예약하면

2유로로 저렴하다. 결국 비용은 비슷비슷한 셈이다.

또한 아무래도 해외에서  발송해 오는 우편물보다는 국내에서 발송하는 우편물의

분실 가능성이 더 낮을 것이라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실물을 받아야 하는 기차표는

오히려 국내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파리에서 바젤구간은 해외사이트에서 예약하고 파리 리옹역에서

직접 출력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이 경우 직접 출력하기 때문에 배송비가 없다.

배송방법에서 Print@station을 선택하면 된다.)

베네치아행과 로마행은 국내사이트에서 예약해서 2일만에 배송을 받았다.

 

 

* 유레일패스로 예약 가능한 좌석 수는 한정되어 있다.

 

파리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면서 중간에 루쩨른을 경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하는 기차 편을 예약해야 했다.
아침 8시 기차를 예약하는데 http://www.raileurope.co.kr에서 조회되는 예약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 원래 좌석당 10유로정도의 예약비라고 알고 있고

또 다른 시간대는 얼추 10유로인데 유독 내가 타고자 하는 시간대만

40~50유로 조회되는 것이다. 분명히 검색을 시작할 때부터

유레일패스 소유자 예매를 잘 선택했는데 비용이 예상과 달리

나와서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각 열차별로 유레일패스를

이용해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즉, 아침 8시 기차의 총좌석이 200석이더라도 이 기차에

유레일패스로 예약할 수 있는 좌석이 20개라면 이 좌석 20개가 모두 예약완료되면

유레일 할인이 안 되는 일반석 비용으로 일반석 예약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예약을 원하는 8시 기차는 벌써 유레일패스 예약석이 완료되었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밀루즈까지는 예약석이 남아있어서 10유로에 예약이 되는데
밀루즈에서 바젤까지의 구간은 예약 가능한 좌석이 없었다.

지도를 검색해보니 밀루즈에서 바젤까지는 무척 가까운 거리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파리에서 밀루즈까지는 TGV를 타고 밀루즈에서

바젤까지는 일반 열차로 갈아타는 일정으로 예약을 했다.

 

그냥 타고 있으면 바젤로 가는데 그 기차에서 내려서 다음 기차로

갈아타는 고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억울했지만 예약을

늦게 한 죄이니 어쩔 수 없이 감수했다. 9월말 예약을 7월 20일경에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시간대는 예약이 끝난 것을 보면
역시 여행 계획은 미리미리 서둘러 세워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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