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테온에서 조금 더 걷다보니 고풍스러운 건물로 둘러싸인 세 개의 분수가 있는 광장이 나타난다.

이 곳이 바로 나보나 광장이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전차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라는데

지금도 길쭉하고 좁게 뻗은 형태가 벤허에서 보던 전차경기장이 떠오른다.

이 광장을 주변에 있는 건물들은 원래 전차경기장의 관람석 자리에 세워진 것들이라고 한다.

 

이 전차 경기장인 도미티아누스 스타디움(Stadium of Domitianus)은

1세기 로마황제 도미티아누스가 세웠다고 하니 정말 오래된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광장에는 눈에 띄게 아름다운 세 개의 분수가 있는데 마치 트레비분수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바로크 양식의 분수들이다.

세 분수가 갖는 예술적 의미뿐만 아니라 만들어지고 변화해온 과정도 재미있다.

 

 이 중에서 광장 중앙에 있는 피우미분수는 계속 언급되어 온 지안 로렌초 베르니니가

(Gian Lorenzo Bernini) 인노첸시오 10세의 후원으로 1651년에 디자인했다.

이 분수에는 4명의 거인이 있는데 각각 갠지즈강, 나일강, 도나우강,라플라타강을 상징한다.

 

이 분수와 맞은 편 성당인 산타 아네스 인 아고네 성당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분수를 만든 베르니니와 아고네 성당을 건설한 프란체스코 보로미니는 서로 경쟁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베르니니는 성당을 마주보고 있는 나일강의 거인만 베일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성당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남쪽에는 모로 분수가 있는데 이 분수는 돌고래와 싸우는 이디오피아인의 모습을 상징했다고 한다.

그래서 별칭도 '무어인의 분수'인데 두 사람의 작품이 함께 어울린 분수라고 한다.

먼저 1575년에 자코모 델라 포르타(Giacomo della Porta)라는

작가가 돌고래와 4명의 반인반어 해신인 트라이톤 조각을 만들었고

이어 1652년에 베르니니가 무어인의 조각상을 추가했다고 한다.

 

트라이톤의 조각을 잘 보면 스타벅스 로고의 원형인 인어 모습과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분수에 있는 작품은 모두 복사품이다.

1874년 분수를 복원하면서 원래 진품들은 보르게세 공원으로 옮기고

이 곳엔 복사품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광장 북쪽에는 넵튠 분수가 있는데 이 분수에는 넵튠이 문어와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분수도 대장장이 분수라는 별칭이 있는데 이런 별칭이 붙은 이유는 단순하다.

싱겁게도 근처에 대장장이 작업실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이 분수는 세 명의 조각가의 협업으로 만들어 졌는데 처음엔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제작을 후원해서 자코모 델라 포르타가 1574년 분수 몸체를 만들었고

이후 별반 관심을 못 끌다가 300년이나 지난 1878년 안토니오 델리 비타가

(Antonio della Bitta) 문어와 싸우는 바다의 신 넵투누스의 모습을 추가하므로써

유명해졌고 1873년 그레고리오 차팔라(Gregorio Zappala)가 다른 조각을 추가했다.